전력선통신에 대한 정책동향(Ⅱ)
최우혁| 정보 통신부 주파수과
Ⅶ. 업계 요구사항
관련 제조업체들은 현행 전파법령의 엄격한 규제수준으로는 경쟁력있는 통신수단이 될 수 있는 전력선통신의 이용이 불가능한 점을 들어 규제완화를 적극 요청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을 이하에서 요약 정리하였다.
즉,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선의 전원파형(60㎐)에 디지털정보를 실어서 전송하는 방식의 통신으로, 디지털정보의 전송속도 내지는 이용 주파수대역에 따라 세분 되어질 수 있다.
1. 주파수대역
미국, 독일의 허용사례에서 보면 PLC의 주파수 이용과 관련해서는 크게 3가지의 이슈가 제기된다. ① 450㎑이상 고주파대역 허용여부, ② 운용금지대역 설정여부, ③ 전자파방사량 허용수준이 그것이다.
우선, 450㎑이상의 고주파대역과 관련해서는 업체들이 미국, 독일처럼 최소한 30㎒까지는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30㎒이상의 VHF대역이 주파수 밀집대역으로 TV방송 등 많은 무선국들이 있음에 따라, 동 대역에 혼신 발생시 높은 간섭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도 그렇고 국내 제조업체들도 30㎒ 수준을 1차적인 이용대역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운용금지대역 설정여부에 대해서는 ADSL 등 초고속가입자망 시스템과 적정경쟁이 가능한 10Mbps의 통신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30㎒까지 대역내에서 운용 금지대역을 최소한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 업체들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전자파방사량에 대해서는 엄격한 독일수준을 만족할 수 있는 기기제조가 불가능한 점을 들어, 최소한 미국수준의 전자파방사량(69.5㏈㎶/m@3m) 수준은 되어야 적정한 통신품질 유지 및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 이용제도
이용제도와 관련해서는 현행 허가제도를 유지할 경우, PLC의 주력시장이 홈네트워킹 시장임을 감안할 경우 냉장고, 에어컨 등을 설치할 때마다 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국내의 허가제도를 완화하여 미국, 독일과 같이 인증만 받으면 허가나 신고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달라는 것이 업체들의 요구사항이다.
Ⅷ. 전파연구소 시험결과
정부는 전력선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의 요구사항들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를 위해 2001년 하반기부터 2002년 상반기까지 전파연구소를 통해 각종 시험을 하였다. 국내 제조업체 3사의 모뎀을 제출받아 △ 전자파방사량 수준, △ 방송수신기 등 타 무선국과 간섭시험, △ ADSL 등 유사형태 기기들과 전자파방사량 비교 등을 시험하였다.
시험결과 국내 제조업체의 전자파방사량 수준은 약 50∼70㏈㎶/m@3m 수준으로 독일의 허용기준에 비해 높고, 미국의 허용기준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일본의 PLC 연구회에서 시험한 12개의 모뎀들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전자파방사량이 낮은 수준인 것도, 국내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은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전력선통신 모뎀의 송신출력을 낮출 경우 전자파방사량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상기 시험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결과이다. 다만, 시험결과 중 중요한 것은 적정 통신품질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내 업체의 제품들의 출력을 하향 조정하여도 독일의 기준을 만족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방송, 아마추어 무선국 등 타 무선국들과의 간섭여부에 대한 실험결과는 일본의 실험결과와 마찬가지로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현재로써는 그 영향의 수준이 서로 공유가 가능한 수준인지, 공유가 불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실험이 필요할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ADSL, CATV, 유선LAN 등 선로만 다른 기기들과 전자파방사량(약 20∼47㏈㎶/m@3m)을 비교해 본 결과 PLC 모뎀들이 다른 유선설비들에 비해 전자파방사량이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Ⅸ. 정책방안 검토방향
정책방안은 정부내에서 공식적인 정책결정이 된 후에 공식적으로 발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정책방안을 결정함에 있어 논의될 수 있는 검토방향만을 제시 하고자 한다.
1. 주파수대역
가. 고주파대역
우선 450㎑이상의 고주파대역의 허용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밝힌바와 같이 PLC의 무선국에 대한 간섭방지라는 전파법령의 입법취지와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PLC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라는 두가지 관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행 전파법은 방송, 아마추어무선국 등 PLC와 같이 가정환경 등에서 자주 사용될 수 있는 무선국에 대한 위해 가능성을 고려하여 450㎑이상의 주파수대역에 대해서는 PLC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무선국 보호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현행 제도의 유지가 바람직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초고속가입자망의 고도화 이후 차세대 산업으로 급속히 부각 및 성장중인 홈네트워킹 시장에서 경제성 편의성을 장점으로 유력한 매체로 고려되고 있는 PLC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점, 미국에서도 많은 단파방송 및 아마추어무선국들이 주파수를 사용되고 있으면서도 PLC와의 간섭사례가 보고되고 있지 않은 점, 국내에서 PLC와 유사한 전자파방사량 수준인 미약전파 무선기기에 대해서 30㎒까지 자유로운 사용을 보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타 무선국과 공유가 가능한 범위내에서는 PLC의 고주파대역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즉, PLC에 대한 450㎑이상의 고주파대역 허용 여부는 다수의 실환경 실증시험을 통해 30㎒이하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무선국과 PLC와의 간섭 수준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 운용금지대역
운용금지대역과 관련해서는 많은 금지대역을 설정할 경우, 적정한 통신품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고, 금지대역 설정을 최소화할 경우 그 만큼 기존 주파수 이용자들에게 간섭의 개연성은 높아질 수 있는 Trade-off 관계가 있다.
즉, 미국과 같이 적극적인 지원제도하에서는 운용금지대역을 설정하지 않고 있고, 독일같이 적극적인 규제제도하에서는 ITU에서 정한 인명안전 관련 주파수대역외에도 군사용 주파수대역중 일부도 보호하고 있다. 다만, 엄격한 독일규제하에서도 단파방송과 아마추어무선국에 대해서는 PLC와 공유하도록 한 것이 주시할 점이다.
아마도, 국내에서도 운용금지대역을 설정 범위는 PLC 통신품질 유지와 간섭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조화롭게 잡을 것인지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다만, 검토대상의 주파수대역은 인명안전관련 주파수대역, 단파방송, 아마추어무선용 등 실생활 환경하에서 PLC와 인접해서 사용될 수 있는 주파수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표1 참조)
다. 전자파방사량
전자파방사량 수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미국, 독일, 일본의 검토대상 수준 등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우선 PLC 산업의 활성화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69.5㏈㎶/m@3m인 미국 수준을 적극 검토해야 될 것이고, 기존 주파수 이용자들의 보호 측면을 중시한다면 40∼27㏈㎶/m@3m인 독일 수준이 바람직하다.
다만, 일본에서 검토대상이었고 국내에서도 동 수준의 전자파방사량만 만족하면 어떠한 무선장비도 개발하여 사용이 가능한 미약전파기기 전자파방사량(54㏈㎶/m@3m) 수준을 주된 검토대상으로 설정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표1 참조)
2. 이용제도
만약 선행 정책과제들을 검토한 후, 정책방향이 PLC에 대해 450㎑이상의 고주파 대역 이용을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정책방안이 도출된다면, 이용자들의 이용편익 및 미국 독일의 이용제도 등을 고려할 때, 현행 허가제도를 기기인증제도로 개선하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Ⅹ. 추가 검토과제 및 향후 추진일정
전력선통신을 홈네트워킹용 내지는 초고속가입자망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파법상 고주파대역 이용허용 또는 전자파방사량 기준만을 정립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관련법령 및 제도들의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1. 추가 검토과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항으로는 ① 인증제도(시험방법 포함) 정비, ② 전기 안전 등에 관한 기술기준, ③ 가입자망으로 전력선 이용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방향 수립 등이 있을 수 있다.
2. 향후 추진일정
PLC의 고주파대역 이용에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있으며, 단파방송 이용자, 아마추어무선국 이용자 등 30㎒이하의 주파수대역 이용자 및 기간통신사업자 등이 있다.
최종적인 정책방안의 결정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과 공유가능성에 대한 추가적인 시험을 거친 후 확정 발표 될 것이며, 그 시기는 2002년 연말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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